일본 한가운데, 살아 숨 쉬는 한국의 정취
오사카의 츠루하시(鶴橋), 이쿠노 코리아타운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입니다. 이곳에 발을 들이면 마치 한국의 골목길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한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하죠.
최근 드라마 파친코를 본 사람이라면, 일본 속 한국인의 삶과 역사를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제강점기부터 일본으로 건너와 터전을 잡은 재일 한국인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츠루하시!
단순한 한인타운이 아니라, 그들의 삶과 역사가 녹아 있는 공간을 함께 탐방해 보겠습니다.
교통편: 난바역에서 긴테쓰나라선 지하철로 3정거장(5분)
1. 츠루하시, 왜 특별한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재일 한국인들의 삶
츠루하시는 단순한 한인 상점가가 아닙니다. 오사카를 대표하는 코리아타운이자,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재일 한국인의 삶의 터전입니다.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많은 한국인들이 노동력 착취와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왔습니다. 일부는 스스로 더 나은 삶을 찾아 일본으로 건너가기도 했죠. 그러나 1945년 해방 이후에도 상당수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에 남았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전쟁으로 피폐해진 고국 해방 이후 한국은 정치적·경제적으로 혼란스러웠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더욱 불안정해졌고, 일본에서 어렵게나마 터전을 잡은 사람들은 쉽게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 일본 내 차별과 귀국의 어려움 일본 정부는 해방 후에도 재일 한국인들에게 일본 국적을 주지 않고 ‘외국인’으로 남겼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으로 돌아가려 해도 경제적 지원이나 정착을 위한 대책이 부족했죠.
- 생활 기반이 이미 일본에 형성됨 일본에서 태어난 2~3세대 재일 한국인들에게 한국은 더 이상 ‘고향’이 아니었습니다. 오사카, 고베, 도쿄 등지에서 가정을 꾸리고 사업을 운영하던 한국인들은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드라마 파친코에서도 선자의 가족이 일본에서 파친코 사업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나옵니다.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이미 일본에서의 삶이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죠. 츠루하시의 많은 한국인들도 같은 이유로 이곳에 정착했습니다. 특히 이쿠노쿠에 있는 ‘코리아타운 역사 자료관’에서는 재일 한국인의 정착 과정과 차별의 역사,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2. 한국인들이 꼭 가봐야 할 츠루하시 명소
① 츠루하시 시장 – 일본 속 작은 한국 시장
🇰🇷 츠루하시 시장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식 시장 중 하나입니다. 김밥, 떡볶이, 순대, 부침개, 젓갈류, 간장게장까지 전통 한식 반찬들이 가득! 특히 한국식 김치 가게가 많아, 일본인들도 이곳에 김치를 사러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이불, 아기들 돌한복, 성인한복집도 즐비하고있어 명절이나 기념일, 졸업식날 등 여러행사에 한복대여가 가능합니다.
② 코리안 BBQ 거리 – 일본 불고기의 성지
츠루하시 하면 역시 야키니쿠(焼肉, 일본식 고기구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본에서 야키니쿠 문화가 정착한 중심지가 바로 이곳이죠. 시장 근처에는 한국 식료품을 전문으로 파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일본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없었던 한국 라면, 과자, 양념류 등을 찾으려면 이곳이 정답!이었죠. 요즘은 일본슈퍼에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3. 일본인들도 사랑하는 코리아타운
이제 츠루하시는 한국인들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최근 코로나로 여행이 어려웠던 시기, 한국여행대신 이곳 츠루하시에 오히려 일본인들이 한국 문화와 음식을 체험하기 위해 많이들 찾고 있죠. K-POP, 한국 드라마, 화장품, 스트리트 푸드 등 한류 붐이 계속되면서 츠루하시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10~20대 젊은 층에게 인기 폭발! 주말이면 친구, 가족단위로 연령에 관계없이 발디딜틈 없는, 명절날의 한국시장같은 사람들의 물결을 이루는 진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4. 츠루하시에서 진짜 한국의 변화를 느껴보자
일본 한복판에서 한국을 느낄 수 있는 곳, 츠루하시.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한국인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파친코가 보여준 재일 한국인의 삶처럼, 츠루하시는 단순한 ‘한국풍 거리’가 아닙니다. 강제 이주와 차별을 견뎌내며 일본에서 터를 잡은 한국인들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츠루하시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K-POP, 드라마, 패션, 화장품 등 모든부분의 한류, 한국 음식이 일본에서 점점 더 사랑받으며, 츠루하시는 과거의 아픔과 현재의 활력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츠루하시에서 의지의 한국인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츠루하시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있는 조선인의 삶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