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쿠부섬 탐방기 – 시가현 비와호의 신비한 섬, 그리고 한반도 도래인의 흔적
여행일시: 오전 8시 50분 나가하마항 출발 / 오전 11시 50분 귀항
체류 시간: 약 90분
비와호의 작은 성지, 치쿠부섬이란?
시가현 북부의 비와호 한가운데 위치한 치쿠부섬은 일본의 ‘신의 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보급 사찰 호곤지(宝厳寺)와 중요한 신사인 쓰쿠부신사(都久夫須麻神社)가 자리해 있어, 예로부터 많은 순례자들이 찾던 영험한 장소였습니다.
왜 시가현에 도래인이 많았을까?
"도래인(渡来人)"이란 일본 역사에서 고대 한반도와 중국 등 대륙에서 건너와 일본에 정착한 외래인들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주로 4세기부터 7세기 사이에 활발히 활동했던 집단으로, 일본의 초기 국가 형성과 문화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시가현은 고대부터 비와호 수운과 수도(나라, 교토)에 가까운 지리적 요충지로, 백제와 신라에서 건너온 도래인들이 많이 정착한 지역입니다. 특히 백제는 멸망 후 건너와 왕족끼리 혼인하거나 많은 유민들이 기술자, 장인, 승려로서 일본에 이주하며 나라, 오사카, 시가 지역에 뿌리내렸고, 신라는 신라 내부의 갈등이나 정치적 이유로 망명하거나 기술을 전파하기 위해 이동하여 일본 귀족과 통혼하여 정착하며 불교 승려, 금속 장인, 의학자, 농경기술, 직물제작 등으로 많이 활약하며 교토와 시가에 정착했습니다. 대표적인 도래인 씨족으로는 아야씨(漢氏), 카미노씨 (上氏), 하타씨 (秦氏)등이 있고, 오미지방에는 도래인 출신 씨족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사찰과 신사를 천천히 산책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면, 곧장 호곤지로 연결됩니다. 관세음보살을 모시는 본당은 화려하면서도 고요했고, 경내 곳곳의 건축 양식은 고대 한반도의 목조건축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이어지는 쓰쿠부신사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전 건축 형식을 간직한 장소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는 독특한 풍습인 ‘카와라나게(かわら投げ)’가 있는데, 작은 접시 모양의 도기를 구입해 그 위에 동전을 올리거나 소망을 쓴 뒤, 바다 앞 도리이(신사문)를 향해 던지는 소원 비는 의식입니다. 접시가 도리이 사이를 통과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전해집니다. 꼭 도리이를 통과하지 않더라도, 멀리 날아가면 액운이 멀어진다는 의미도 있고, 어딘가에 부딪혀 깨지면 나쁜기운이 깨져 없어진다는 의미도 있다네요. 신사와 절이 이런것으로 부자가 되는거 같아요 ㅎㅎ
맛으로 즐기는 섬의 매력
짧은 탐방 중에도 식도락은 놓칠 수 없죠! 경내 주변 작은 식당에서는 따끈한 어묵을 간단히 먹고, 이어진 카페에서는 부드러운 규니쿠빵(고기빵)과 커피, 진한 풍미의 호지차 라테와 매콤한 카레빵을 즐겼습니다. 바다같은 호수의 찬바람에 몸을 녹여주는 메뉴들이었어요
다시 배를 타고 – 아쉬운 귀환
11시 50분, 치쿠부섬을 뒤로하고 다시 배에 탑승해 나가하마로 돌아왔습니다. 90분이라는 짧은 시간 속에서도 자연, 역사, 음식, 문화까지 모두 담긴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어제 더라스트퀸 오페라 보러갔을때 만났던 재일교포들에게 시가현의 도래인 정착 역사를 들으며 일본 속의 한국 뿌리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실제 시가현 오츠시에는 오츠 도래인클럽과 도래인역사관이라는 박물관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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