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일본에는 ‘골든위크’라는 이름의 황금연휴가 찾아옵니다. 2025년은 특히 드물게 최대 11일간 이어지는 초장기 연휴였기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딘가로 떠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실제 여행 수요는 작년보다 주춤, 많은 일본인들이 **“차라리 집에 있겠다”**는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1. 비즈니스 호텔도 2배! – 천정부지로 뛴 숙박료
가장 큰 원인은 폭등한 숙박비입니다.
올해 골든위크 기간, 일본 전국 주요 지역의 비즈니스 호텔 가격이 작년에 비해 평균 2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처럼 관광 수요가 집중된 곳에서는 1박 1만 엔대였던 비즈니스 호텔이 2만~3만 엔대로 껑충 뛰었고, 온천여행으로 유명한 하코네, 벳푸, 구사츠 같은 지역은 더더욱 예약이 어렵고 가격도 치솟았습니다.
단지 숙박만 비싸진 게 아닙니다.
체험활동, 테마파크, 박물관, 워크숍 등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체험료 또한 1.5~2배까지 오른 곳이 많아졌습니다.
가족 단위 여행객에겐 그야말로 부담이 배가된 셈입니다.
2. 외국인 관광객 폭증 – 요금 인상 구조의 전환점
호텔 요금 인상의 또 다른 핵심 원인은 엔저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급증입니다. 2024년부터 계속된 엔화 약세는 일본을 해외 여행객에게 '가성비 최고'의 목적지로 만들었고, 일본 전역에 외국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객실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 고객으로 채워지는 상황에서는 가격 기준을 일본인 평균이 아닌 외국인의 지불 여력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일부 호텔은 연휴나 주말이 아니어도 상시 고요금 정책을 운영하며, 일본인 고객은 점점 배제되는 구조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호텔 운영비의 전반적인 상승도 숙박료 인상의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수입세제, 식자재, 침구류, 위생용품 등 비품 조달 비용이 엔저 영향으로 대폭 증가했으며, 호텔들은 이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외국인 비중이 워낙 커져 요금 정책도 거기에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세탁, 청소, 식자재 모든 것이 예전보다 훨씬 비싸요.”
– 도쿄 시내 4성급 호텔 매니저 인터뷰
3. 신칸센도, 고속도로도 ‘명절요금’ 적용
일본 고속도로 요금 – 평소와 골든위크의 체감 차이
일본 고속도로는 거리 기반 정액제로, 차량 종류와 이동 거리, 시간대에 따라 요금이 달라집니다. 평소에는 ETC 할인 제도로 인해 심야나 주말에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골든위크·연말연시·오봉(추석) 등 대형 연휴 기간에는 대부분 할인 적용이 중단되어 체감 요금이 크게 오르게 됩니다.
ETC 할인 비교표
할인 종류 | 평일 | 주말/공휴일 | 골든위크 등 성수기 |
---|---|---|---|
ETC 심야 할인 (0~4시) | 30% 할인 | 30% 할인 | 30% 할인 |
ETC 주말 할인 | 적용 안 됨 | 30% 할인 | 적용 제외 |
지방 고속도로 정액 할인 | 적용 | 적용 | 경우에 따라 중단 |
※ 2022년 이후, 일본 국토교통성은 혼잡 완화를 이유로 대형 연휴에는 주말 할인 중단을 반복적으로 시행 중입니다.
실제 사례: 도쿄 → 나고야 (약 350km)
구분 | ETC 일반 요금 | 심야 할인 | 주말 할인 | GW 기간 |
---|---|---|---|---|
보통 차량 | 약 9,900엔 | 약 6,930엔 | 약 6,930엔 | 약 9,900엔 (할인 없음) |
이처럼 평소에는 ETC 할인 덕분에 약 30% 절감할 수 있었던 고속도로 요금이, 연휴에는 할인 적용 중단으로 오히려 비싸지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게다가 연휴 정체, 연료비 증가, 주차난까지 고려하면, 이동 자체가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 고속도로는 기본적으로 평소에도 비싸지만, ETC 할인으로 그나마 저렴하게 다녔음
- 골든위크 기간엔 그 할인 자체가 막혀서 체감상 30~40% 요금 인상 효과
- 게다가 장거리 정체, 연료비 증가, 고속도로 PA 혼잡도 고려하면 체력·시간·비용 모두 부담 증가
4. 체감 물가 ‘2배 여행’, 차라리 집이 낫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모든 게 다 비싸졌다”**는 겁니다.
숙박, 교통, 체험비, 음식, 기념품까지. 여행 중 지출되는 모든 항목이 예년에 비해 체감상 ‘2배 이상’ 비싸졌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본인들 사이에선 이런 말이 회자됩니다.
“이럴 바엔, 집에서 편하게 쉬는 게 낫지.”
그렇다 보니, 고향 방문 대신 근교 산책, 대형 서점 나들이, 넷플릭스 몰아보기, 집콕 요리 챌린지 등, 일상 속에서 리프레시하는 방법을 선택한 이들이 급증하게 된 겁니다.
5. 가족 단위 여행의 어려움, ‘기회비용’이 커졌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일수록 여행을 망설이게 됩니다.
숙박비와 체험비는 물론, 음식과 교통비, 예기치 못한 지출까지 고려하면, 골든위크 3박 4일 여행은 기본 20만 엔 이상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그 금액이면 오히려 가전제품을 하나 바꾸거나, 교육비에 투자하거나, **9월 이후 비수기에 더 쾌적한 여행을 떠나는 쪽을 선택하겠다는 ‘전략적 포기’**가 늘고 있습니다.
6. 가까운 곳, 당일치기 자연산책으로 여유 찾기
숙박비 부담으로 인해 많은 일본인들이 바닷가, 공원, 숲길 등 집 주변의 자연 코스를 찾고 있습니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족과 함께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자연 속 소풍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른 아침 피크닉이나 해변 산책은 SNS에서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도심 속 공원부터 지방의 숨은 자연 명소까지, 경비 없이도 힐링할 수 있는 여행 방식이 확산되는 모습은 새로운 시대의 골든위크를 상징합니다.
결론: 골든위크의 변화 – ‘연휴=여행’ 공식이 깨지다
2025년 일본 골든위크는 단순히 연휴가 길다고 해서 모두가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해였습니다.
물가 상승과 체감 비용 증가,
교통 혼잡과 예약 지옥,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 피로’와 ‘현명한 소비’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일본인의 변화된 의식이
이러한 현상을 만들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어디로 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쉬느냐".
일본의 연휴 풍경은 지금, 조용히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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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쌓여 추억이 되고
일본 도쿄살이하다가 지금은 오사카살이 합니다. 일본을 테마로 여러 여행과 역사 문화 정보 일상이야기 나눌게요. 더불어 함께 행복해요~소중한 구독, 공감과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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