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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일본문화 엿보기

『겨울연가』에서 츠루하시까지 – 일본 한류 붐과 코리아타운의 변천사

by 시간이쌓여 추억이되고 2025.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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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오사카 츠루하시는 단순한 전통시장이나 재일동포의 거주지를 넘어서, 젊은 일본인들이 즐겨 찾는 ‘한류 체험 성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BTS의 포스터가 붙은 가게, 김치 핫도그를 먹으며 사진 찍는 관광객, 그리고 "치즈 닭갈비 먹으러 츠루하시 가자!"는 대화가 흔해진 요즘. 하지만 이 거리는 처음부터 지금처럼 주목받았던 곳은 아니었습니다.

2003년, 『겨울연가』와 함께 시작된 한류

일본에서 한류의 첫 물결이 일어난 건 2003년 4월. NHK BS2에서 방영된 『겨울연가(冬のソナタ)』가 그 시작이었습니다. 배용준(욘사마)의 따뜻한 미소와 눈 덮인 한국의 겨울 풍경은 중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한류’라는 단어가 일본에 퍼지기 시작했죠.

이 당시 한류는 주로 드라마와 스타 중심이었습니다. ‘한국 관광’, ‘한식’, ‘한국어 배우기’가 인기를 얻긴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TV 속 이야기였고, 현실의 공간인 츠루하시까지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츠루하시, 한류의 현장이 되기까지 – 늦은 반응의 이유

2000년대 초중반의 츠루하시는 아직 ‘관광지’보다는 재일동포의 삶의 공간에 가까웠습니다. 정육점, 족발집, 김치가게가 밀집한 전통적인 시장 골목 분위기였고, 젊은 일본인들이 ‘즐기러 가는 장소’로는 인식되지 않았죠.

무엇보다 한류 붐 초기엔 ‘세련됨’보다 ‘낯섦’이 더 강했기에, 일본 대중에게 코리아타운은 여전히 거리감 있는 장소였습니다.

변곡점은 2010년대 – K-POP과 SNS의 힘

진짜 변화는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습니다. K-POP 2세대의 폭발적인 인기, 스마트폰의 확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대중화가 맞물리면서, 일본 젊은층은 단순히 ‘보는 한류’를 넘어서 ‘체험하는 한류’를 원하게 됩니다.

그 중심에 선 곳이 바로 츠루하시 코리아타운이었습니다.

- 한국식 치즈 닭갈비

- 김치볶음밥, 삼겹살 정식

- 뽀글이 라면과 길거리 토스트

- K-POP 굿즈샵, 셀카 포토존

이런 콘텐츠들은 SNS를 타고 퍼져나갔고, 특히 여성 관광객들과 커플, 친구 단위의 여행객들이 츠루하시를 '한류 성지'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상권의 변화도 한류와 함께 움직였다

츠루하시 상점가도 이 흐름을 빠르게 감지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식당, 식재료 중심에서, 인스타그램 감성의 외관과 메뉴 구성을 갖춘 가게들이 하나둘 들어섰습니다.

- 테이블마다 포토존 안내 -

치즈 늘어나는 핫도그

- 한글 메뉴판과 아이돌 배경음악

이처럼 상권 구조 자체가 재일동포 중심의 정체성 → 일본인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츠루하시는 이제 더 이상 ‘조용한 코너’가 아닌, 오사카 필수 방문지가 되었습니다.

2020년대 이후 – 코로나와 재도약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츠루하시도 한때 위축되었지만, 2022년 이후 일본 관광이 재개되면서 오히려 더 활기차게 재도약했습니다. -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일본인들에게 가장 가까운 한류 체험지 -

‘한국에 못 가니까 오사카 츠루하시로 가자’는 흐름

그리고 지금, 2025년을 맞이한 츠루하시는 여전히 변신 중입니다. 거리 곳곳에 줄 선 삼겹살집, 20대 여성들의 셀카 촬영, 가족 단위 관광객까지. 이곳은 단지 ‘한류 소비 공간’을 넘어 문화와 기억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장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결론 – 20년 한류의 궤적이 남긴 하나의 거리

『겨울연가』로 촉발된 감성은, 어느새 막창과 치즈떡볶이를 먹으며 K-POP을 듣는 공간으로 확장되었습니다. 2003년에는 ‘TV 속 감동’이었던 한국이, 2025년에는 ‘입 안 가득 퍼지는 매운맛’으로 오사카 한복판에서 재현되고 있는 셈이죠.

츠루하시는 여전히 살아 숨쉬는 거리입니다. 그 안에는 재일동포의 역사, 일본 대중문화의 변화, 그리고 한류의 파도가 한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시리즈 〈츠루하시에서 읽는 한류 문화사〉 – 재일동포의 거리에서 케이팝 성지까지

우리가 ‘한류’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보통은 화려한 무대 위의 K-POP 스타나 한국 드라마 속 감성적인 장면들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러나 일본 한복판, 오사카의 작은 골목 속에도 조용히 흐르고 있는 한류의 역사가 있습니다. 바로 츠루하시(鶴橋)라는 동네 이야기입니다.

한때는 조선인의 눈물과 땀이 배어 있던 곳, 그리고 지금은 치즈 닭갈비와 BTS 굿즈로 가득한 거리. 츠루하시는 단지 먹거리 관광지가 아니라, 한류의 문화적 전환을 압축해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이 시리즈 〈츠루하시에서 읽는 한류 문화사〉는 일본 속에서 한국이 어떻게 기억되고, 잊혔다가, 다시 소비되고 있는지를 역사와 문화, 사람과 음식의 이야기를 통해 따라가보려 합니다.

이 시리즈에서 다룰 이야기들

  • 『파친코』 속 돼지막사와 지금의 막창 (호르몬) 가게들
  • 재일동포 3세대의 시선 – 공간에 새겨진 기억들
  • 음식, 음악, 언어로 드러나는 문화 혼종성
  • 그리고… 오늘도 그 골목에서 이어지는 한국과 일본의 교차

단순한 여행 정보나 트렌드 소개가 아닌, 사람의 흔적과 정체성의 이동을 따라가는 이야기. 그것이 이 시리즈의 방향입니다.

첫 글은 『겨울연가』에서 츠루하시까지 – 일본 한류 붐과 코리아타운의 변천사로 시작했습니다. 다음 편도 곧 이어집니다. 즐겨찾기 해두시고 함께 따라와 주세요.

 

츠루하시 시장
한국 물건 없는게 없는 츠루하시 시장
오사카 코리아타운 역사자료관
오사카 코리아타운 역사자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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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쌓여 추억이 되고

일본 도쿄살이하다가 지금은 오사카살이 합니다. 일본을 테마로 여러 여행과 역사 문화 정보 일상이야기 나눌게요. 더불어 함께 행복해요~소중한 구독, 공감과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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