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이타마현 히다카시에 위치한 고마신사(高麗神社)는 일본 속에서 고구려 도래인의 역사와 문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신사입니다. 그저 신사 건축물로만 보아 넘길 수 없는 이곳에는, 1,300년 전 고구려 멸망 이후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고마신사의 역사적 배경
고마신사는 서기 716년, 고구려의 왕족 출신으로 추정되는 고마노 고키시 야쿠가(高麗王若光)를 중심으로 한 도래인 집단이 일본에 귀화하며 세운 신사입니다.
당시 일본(야마토 정권)은 동북아 정세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고, 국가 체제를 정비하기 위한 문물과 기술을 필요로 했습니다. 고구려 멸망 이후 일본으로 건너온 고마계 도래인들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환영받았고, 사이타마현 일대에 '고마군(高麗郡)'이라는 독립 행정 단위까지 부여받으며 뿌리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 중심이 되었던 인물, 고마왕 야쿠가는 사후에도 신격화되어 이곳 고마신사에 모셔졌고, 지금도 “도래인의 수호신”으로 일본인과 한국인 모두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신사에서 만나는 도래인의 흔적
- 신사 본전에는 고마왕을 모신 위패가 보관되어 있으며, 그 생애와 업적을 전하는 자료도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 경내에 위치한 역사 자료관에는 도래인의 정착 과정, 고구려에서 가져온 문물과 신앙, 의복 문화 등의 전시물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건축물은 일본 전통 신사 양식이지만, 기와 장식, 장엄한 축조방식, 석등 배치 등에서 고구려 문화의 영향을 일부 느낄 수 있습니다.
고마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
‘고마(高麗)’는 일본 고대 문헌에서 고구려의 음차 표기로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고마신사 외에도 고마역, 고마강(高麗川) 등 지명으로 남아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고마신사 인근 지역 주민 중 일부는 자신들의 조상이 고마계 도래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매년 봄에 열리는 고마왕 제사에 참여합니다. 이는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한국과 일본 양국의 역사적 연대감을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사이타마 여행 코스로서의 매력
도쿄에서 전철로 약 1시간 거리인 히다카시는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조용한 마을입니다. 특히 도래인의 흔적을 따라 걷는 여행으로서, 다음과 같은 장소를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고마역 주변 산책 – 전통 가옥, 오래된 골목이 잘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 분위기 물씬
- 긴차쿠산 만요 공원(金鑵山 万葉公園) – 万葉集과 연관된 시인의 언덕, 벚꽃 명소로도 유명
- 무사시쿄류 공원 – 고마강을 따라 이어지는 강변 산책로. 봄에는 벚꽃, 가을엔 단풍 명소
고마신사 정보 (전천황다녀감)
관련뉴스 https://youtu.be/GrVauooBVmg?si=h1Sk8phf7ZgL1EvD
- 📍 주소: 埼玉県日高市新堀833
- ⏰ 시간: 9:00~17:00 (입장료 없음)
- 🚃 교통: 세이부 철도 고마역에서 도보 약 15분
고마씨의 후손과 성씨의 흔적
고마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에 귀화하며 고마(高麗), 고마에(狛江), 고마무라(高麗村) 등의 지명과, 고마, 고마에, 타카야(高屋) 같은 성씨 형태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도래계 성씨는 일본 사회에서 점차 일반화되었고, 일부는 현재도 지방 정치인이나 기업가 가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일본 속 고구려의 피는 오늘날까지 흐르고 있는 셈입니다.
마무리
고마신사는 이처럼 한반도와 일본의 뿌리 깊은 연결고리를 상징하는 장소입니다. 도래인의 발자취를 따라 이곳을 방문하면, 일본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질 때 얼마나 다양한 문화가 교차했고, 고구려인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역사와 문화, 정체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이 고마신사에서, 일본 속의 숨은 한국사를 직접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고마신사 홈페이지 참조 : https://komajinja.or.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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