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을 만나러 교토에 다녀왔어요.
작년에도 이맘때쯤 왔지만, 올해는 완전 만개한 벚꽃들 덕분에 훨씬 더 화사하고 황홀했던 하루였답니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에서 온 동생네 가족과 함께여서, 오랜만에 나누는 대화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더없이 소중했어요.
벚꽃 아래에서 찍은 사진마다 웃음이 가득해서, 지금 돌이켜봐도 정말 행복했던 순간들입니다.
철학의 길 – 조용한 물길 따라 흐드러진 벚꽃
이번 벚꽃 산책은 은각사 입구 근처, 철학의 길 초입에서 시작했어요.
고요하게 흐르는 작은 운하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양옆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마치 분홍빛 터널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곳곳에 작은 찻집과 갤러리들이 숨어 있어 잠시 발길을 멈추고 싶어졌고,
벚꽃잎이 살랑이는 강물 위로 햇살이 반짝이는 풍경은 정말 한 폭의 그림 같았어요.
외국인 관광객도 정말 많았어요.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까지 —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의 말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렸고,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왠지 모르게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사진을 찍으면 어디든 누군가가 함께 담기곤 했지만, 그조차도 이 순간을 공유하는 듯해서...나중에 보면 재밌을거 같아요.
난젠지 – 중후한 절경 속에서 만난 벚꽃
철학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착하는 곳, 바로 난젠지.
웅장한 산문을 지나 경내를 걷다 보면, 고즈넉한 절 풍경 사이로 은은하게 벚꽃이 물들어 있어요.
난젠지는 벚꽃으로 가득한 곳은 아니었지만,
고목과 사찰 건물 사이에 드문드문 피어 있는 벚꽃이 오히려 더 품격있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붉은 벽돌의 수로각(수로암)과 어우러진 벚꽃 풍경은, 사진보다 실제로 보면 훨씬 더 감탄을 자아내는 장면이었어요.
수로각 – 고즈넉한 벽돌 수로와 은은한 벚꽃
난젠지 안쪽으로 들어서면,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수로각(水路閣)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19세기에 만들어진 붉은 벽돌 수로가, 시대를 초월한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요.
이곳은 벚꽃이 메인은 아니지만,
고풍스러운 벽돌 아치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함께 조금은 지쳐 털썩 모여앉은 가족들의 모습이 묘한 조화를 이루어, 특별한 한 컷을 남기기에 딱 좋은 장소였어요.
여기도 관광객이 많긴 했지만, 수로 아래 아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잠시 인파를 벗어나 조용히 걸을 수도 있었어요.
어딘가에서 들려올 거 같은 물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벚꽃잎이 바닥에 가볍게 떨어지는 정취가 어우러져서 정말 평화로운 순간이었습니다.
케아게 인클라인 – 벚꽃과 레일이 만든 압도적인 풍경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케아게 인클라인(蹴上インクライン).
옛날에 배를 옮기기 위해 사용하던 경사 철길 위로, 양옆 가득 벚꽃이 흐드러진 풍경은 정말 압도적이었어요.
기차 선로 위를 따라 벚나무 가로수들이 하얀 뭉게구름처럼 화사하게 펼쳐져있고,
그 위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함박웃음 지으며 서로 사진을 찍거나 이야기 나누는 모습들이 참 평화롭고 따뜻했어요.
특히나 이곳은 벚꽃이 머리 위까지 만개해 있어서, 걷는 내내 벚꽃 비를 맞는 느낌!
멀리서 보면 마치 핑크빛 구름 사이를 걷는 듯한 풍경이 펼쳐져, 누구나 절로 셔터를 누르게 되는 장소였어요.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서로를 배려하며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서로 다른 언어로 인사를 나누는 장면들이
'교토의 봄'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무드 안에 모두 함께 있는 느낌이었어요.
벚꽃에 물든 교토, 행복했던 하루
점심 무렵엔 햇살이 따뜻하고 살짝 더운 듯했지만,
오후가 되자 바람이 서늘해져 허리에 묶어두었던 겉옷을 다시 입었어요.
저녁쯤 니시키 시장 쪽에 도착했을 땐 제법 쌀쌀해져서 따뜻한 차 한 잔이 간절해졌습니다.
이상기온 때문인지 해가 갈수록 계절의 변화가 점점 심해지는 게 느껴져 조금 걱정되기도 했어요.
그래도 이날만큼은, 맑고 푸른 하늘과 흐드러진 벚꽃 아래서 최고의 봄날을 만끽했습니다.
저녁은 교토 가츠규에서 오랜만에 먹은 규-카츠로 마무리!
(맛집 후기는 별도로 올릴게요.)
매년 이렇게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같은 벚꽃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풍경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던 하루였어요.
내년에도, 또 그다음 해에도 교토의 벚꽃을 이렇게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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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쌓여 추억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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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길 구글맵 https://maps.app.goo.gl/WowjPaAMY2WpdHQo6
철학의 길 · Tetsugaku No Michi, Sakyo Ward, Kyoto, 606-8426 일본
★★★★★ · 관광 명소
www.google.co.kr
난젠지 https://maps.app.goo.gl/rsu11iaDUUso1upU9
난젠지(남선사) · 86 Nanzenji Fukuchicho, Sakyo Ward, Kyoto, 606-8435 일본
★★★★★ · 불교사찰
www.google.co.kr
수로각 https://maps.app.goo.gl/X8XYv7V8j1wt4B5x6
난젠지 수로각 · Nanzenji Furoyamacho, Sakyo Ward, Kyoto, 606-0000 일본
★★★★★ · 유산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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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아게 인클라인 https://maps.app.goo.gl/2J51uQRNEu9AmVpj8
케아게 인클라인 · 339 Higashikomonozacho, 東山区 Kyoto, 606-8435 일본
★★★★☆ · 역사적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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