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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일본문화 엿보기

일본인의 한국인 인식 변화, 어떻게 달라졌을까?

by 사랑해행복해감사해 2025.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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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오랜 시간 동안 한국과 가까우면서도 ‘심리적으로 먼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이후 소녀시대, 방탄소년단(BTS),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식 카페나 패션, 뷰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류 문화’가 스며들며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눈에 띄게 바뀌어왔습니다.

예전에는 ‘싸움 잘하고 시끄럽다’는 오해 섞인 이미지가 있었다면, 지금은 ‘패션 잘 입는 세련된 나라’, ‘먹는 것, 화장품 다 좋은 나라’로 보는 시선도 많아졌습니다. 특히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여행’은 하나의 로망이 되기도 했죠.

1. 서론 – 왜 지금 이 주제를 다루는가?

일본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지만, 역사적·정치적으로 복잡한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그런 가운데 문화 교류가 활발해지고, 한국을 찾는 일본 여행객, 한국 콘텐츠를 즐기는 일본인이 증가하면서 일본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그 변화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관계를 위한 대화를 시작할 좋은 시점입니다.

2. 과거의 인식 (90년대~2000년대 초반)

1990년대 이전 일본 사회에서 한국은 그다지 가깝지 않은 나라였습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웠지만, 역사 문제나 정치적 갈등, 언론 보도의 편향성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거나 부정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많은 일본인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분단국가', '감정적인 국민성', '위협적인 시위' 등의 인상만을 가지고 있었고, 실질적으로 한국인과 접할 기회도 많지 않았습니다.

또한 당시 일본 대중문화에서는 한국에 대한 콘텐츠나 이미지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텔레비전, 영화, 잡지에서도 한국은 낯선 존재로 취급되었고, 일부 보수언론은 한국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담아내며 한국인을 '소란스럽고 일본을 싫어하는 민족'으로 그리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알지 못하기에 멀게 느껴졌던' 한국에 대한 인식은 교류의 시작 전까지 일본 사회 전반에 퍼져 있었습니다.

일본에 와서 놀라웠던것 중 하나가 한국어를 하고 있는데 중국인이냐고 물을 정도로, 한국어와 중국어를 구분 못하는 일본사람이 많았고, 한국의 지리적 위치도 잘 몰라 '어디 동남아 중에 한 나라겠지'라고 생각하며, 실제로 우리가 필리핀 생각하듯 일본이 한국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일간의 역사에 대해서도 교과서에서 잘 다루지않아 왜 한국인은 일본에 대해 좋지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고, 일본을 싫어한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살면서 일본 방송을 보니 한일관계가 안좋을 때마다 모든 방송사가 약속이라도 한듯이 편협된 내용으로 밤낮없이 몇달동안 방송되어, 모르는 사람은 저절로 세뇌될 거 같아 씁쓸했었는데, 미디어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일본 중년 여성이 드라마를 보고 감동하는 장면
2000년대 일본 중년 여성이 드라마를 보고 감동하는 장면

3. 한류 1세대(드라마, K-POP)와의 만남

2003년, NHK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는 일본 사회에 한류라는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배용준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은 중장년 여성들 사이에서 '욘사마'라는 애칭과 함께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한국 드라마는 일본에서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로 부상했습니다.

드라마의 감성적인 스토리라인, 순수한 사랑 이야기, 낯설지만 아름다운 한국의 풍경은 많은 일본인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한국인은 감정적이고 무례하다'는 고정관념은 서서히 허물어지고,  "한국은 로맨틱하고 감성적인 나라"라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이후 K-POP이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류의 영향력이 확대되었습니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KARA 등의 그룹은 일본 대형 무대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세대에게 세련되고 패셔너블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 그동안 미디어에서 보지 못했던 밝고 자신감 있는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은, 일본 사회에서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재인식을 유도한 강력한 요소였습니다. K-POP의 세련된 스타일과 댄스, 패션은 일본 Z세대에게 큰 영향을 주었죠.

일본어로 된 한류 포스터, 한국어 공부 책자
일본어로 된 한류 포스터, 한국어 공부 책자 예시

4. 현재의 변화 – 젊은 세대 중심의 긍정 인식

최근 일본에서 한국은 '힙(Hip)한 나라'라는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 한국식 카페, 뷰티, 패션을 즐기는 20~30대 여성들
  • 유튜브, TikTok을 통해 한국어 콘텐츠를 접하는 중고등학생
  •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 대학생들

2020년대에 접어든 지금, 일본의 10대와 20대 사이에서 한국은 더 이상 '해외의 낯선 나라'가 아닙니다. K-POP과 한국 드라마는 물론이고, 한국식 카페, 화장품, 패션, 먹방, 브이로그까지 다양한 형태로 한국 문화가 일본인의 일상 속에 녹아들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다’, ‘한국에 가보고 싶다’ 긍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TikTok, YouTube, Instagram 같은 SNS는 이러한 문화 교류를 더욱 가속화했습니다. 일본 Z세대는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에서 유행하는 패션을 따라 입으며, 한국 유튜버의 일상에 공감합니다. 이는 곧 '한국인=나와 비슷한 감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국적보다는 취향과 라이프스타일로 연결되는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일본 젊은이들도 늘고 있으며, 한국어로 인사하거나 한국 음식을 자연스럽게 즐기는 모습은 이제 일본 거리에서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더 이상 한국인을 낯설게 느끼지 않으며, 오히려 친구가 되고 싶은 대상, 배워보고 싶은 문화의 주체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일본 내 한국어 학습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 문부과학성 발표에 따르면, 2010년대 후반부터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하는 학생 수가 급증했고, 민간 한국어 학원 등록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특히 BTS, SEVENTEEN, NewJeans와 같은 인기 K-POP 그룹의 영향으로 남성 학습자 수도 증가세를 보이며, 예전과 달리 '여성 위주'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이태원 클래스', '사랑의 불시착'의 선풍적인 인기로 5~60대 중년의 남성까지도 한류의 바람에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오게 됩니다.

일본 카페에 붙은 “韓国語OK” 문구 스티커
일본 카페에 붙은 “韓国語OK” 문구 스티커 예시

5. 현실 속 한국인에 대한 반응

한국인 여행자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입니다. “매너가 좋다”, “소통하려고 일본어를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어를 잘 한다"는 후기가 많고,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는 한국인 손님을 환영하는 가게도 많습니다. 이제는 먼저 한국인이냐고 묻고, "감사합니다"정도는 발음도 좋게 잘 말해주며, "진짜", "괜찮아" 등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말 몇마디는 가볍게 나누며, 한국어를 꽤 잘하는 직원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한국 유학생과 취업자들도 점차 늘어나면서, 한국인은 컴퓨터를 잘 다루고, IT기술이 좋아 일부 대기업이나 대학에서는 한국인 유학생이 학업 성취도나 프로젝트 기여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신뢰와 존중을 얻기도 합니다.  성실하고 약속을 잘 지키고 일을 잘 한다(일머리가 좋다)는 좋은 이미지로 ‘함께 일하고 싶은 외국인’으로 평가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이나 연령층에서는 여전히 거리감이나 편견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6. 아직 남아있는 편견과 과제

  • 한일 정치 갈등에 따라 감정이 악화되기도
  • 혐한 커뮤니티와 보수 언론의 부정적 시선
  • 역사 이슈에 민감한 노년층의 비판

이처럼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는 일본인이 늘었지만, 여전히 갈등 요소가 존재합니다.

모든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나 보수적인 성향의 언론 매체에서는 혐한 정서를 유포하는 콘텐츠가 존재하며, 정치적으로 한일 관계가 경색될 경우 한국인에 대한 감정이 일시적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역사 문제나 영토 분쟁 등 민감한 이슈가 불거질 때는 '한국은 일본을 싫어하는 나라'라는 편견이 다시 고개를 들기도 합니다. 

이는 결국 정치적 갈등과 대중의 감정 사이의 괴리, 그리고 교육이나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필요로 합니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편견을 경계하고, 다문화 공존 사회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남은 과제를 풀어나가는 과정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역사 교육의 차이나 미디어 프레임은 장기적으로 해결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7. 마무리 – 미래를 위한 소통 방향

한국인을 향한 일본인의 인식 변화는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드라마 한 편, 유튜브 영상 하나, 여행지에서의 친절한 응대 등 수많은 작은 접점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문화 수용을 넘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의 진화를 의미합니다. 인식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지만, 문화와 일상을 통한 교류는 큰 힘이 됩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도 줄어듭니다.

앞으로의 한일 관계는 정부 간 외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오히려 일반 시민 간의 교류와 이해, 일상 속의 상호작용이 진정한 미래를 만들어갈 열쇠가 됩니다. 이제는 ‘한국과 일본’이 아닌, ‘한국인과 일본인’의 마음이 오가는 시대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교류와 존중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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