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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일본문화 엿보기

일본 슈퍼마켓 에피소드|꽃을 들고 있었던 우리에게 벌어진 작은 오해

by 사랑해행복해감사해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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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트에서 꽃을 구매한 뒤 계산대에서 오해받았던 황당한 순간을 공유합니다. 일본 생활 중 겪은 작지만 씁쓸했던 경험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일본 문화와 일상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오늘 일본 라이프라는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갔다. 장을 보기 전에 윗층에서 화초와 꽃을 구경하는 게 나만의 작은 즐거움이었다. 봄이 되니 더 화사한 꽃을 고르고 있었는데, 같이 간 일행이 선물로 한 다발을 사주었다. 기분 좋게 꽃을 들고 내려와, 1층에서 장을 보고 계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계산대에서 직원이 일행이 들고있는 꽃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꽃은 계산 안 하세요?"

일행은 손으로 위쪽을 가리켰다. 그걸 뒤늦게 본 내가 말했다.

"윗층에서 사서 계산했어요."

그런데 직원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여기에도 이런 꽃 팔아서..."

나는 조금 당황했지만 여기선 불단(부처님께 올리는 제단)에 놓는 꽃을 주로 팔기때문에 단호하게 말했다.

"여기서는 이런 꽃 본 적 없어요." 

그러자 직원은 더 단호하게 말했다.

"여기서도 이런 꽃 팔고 있어요."

 

마트에서 사온 꽃
마트에서 사온 꽃.. 꽃은 아무 잘못 없다!!

이미 다른 물건들의 바코드 찍는것은 끝났고, 뒤에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바쁜 시간이었기때문에 그대로 계산을 끝냈고,

장바구니 정리대로 와서 물건들을 넣고있는데 왠지 찝찝함이 밀려 들어왔다.

그 순간,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억울한 감정이 밀려왔다. 나는 일부러 계산을 안 하고 꽃을 들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괜히 의심받는 기분이 들었다. 꽃을 산 영수증은 함께 간 일행이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 순간 당장 꺼내서 보여줄 수 없었고, 뒤에 기다리는 손님들도 있어 상황을 길게 끌 수도 없었다.

뭔가 의심을 받고 있는 느낌이라서 다시 가서 얘기할까 하면서 캐셔쪽을 보니 바쁘게 계산하는 모습이 보여 어떻게 할까 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일행은 그냥 신경쓰지말고 가자고 한다.

혹시 이 꽃 계산하지않고 그냥 가져가는걸로 의심하는건지, "그럼 이거랑 같은 꽃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영수증도 보여주고, 함부로 의심한 직원에게 사과라도 받아야 할 거 같았다.

 

같이 있던 일행은 일본어를 몰라서 상황을 몰랐지만, 나는 직원의 말투와 표정, 말의 뉘앙스에서 확실히 느껴졌다. 그저 확인 차원의 질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나에겐 분명 '의심'처럼 다가왔다.

생각해보면, 일본에 처음 왔을 때처럼 일본어를 몰랐다면 이런 감정도 느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알아듣게 되면서, 오히려 겪지 않아도 될 불편함을 더 선명하게 느끼게 된다.

물론 직원도 자신의 일을 한 것뿐이었겠지만, 억울함을 느낀 내 마음 역시 틀린 건 아니다.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오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비록 뒤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라도, 영수증을 바로 보여주고

오해를 확실히 풀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주 작은 일이지만,
낯선 땅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들.

오늘은 꽃 한 다발과 함께 작은 씁쓸함을 안고 무거운 장바구니만큼이나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와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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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쌓여 추억이 되고

일본 도쿄살이하다가 지금은 오사카살이 합니다. 일본을 테마로 여러 여행과 역사 문화 정보 일상이야기 나눌게요. 더불어 함께 행복해요~소중한 구독, 공감과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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