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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방곡곡 여행정보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 솔직 후기 – 입장료, 줄서기, 수타멘체험까지 공개

by 시간이쌓여 추억이되고 202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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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역별 라멘들을 지도에 표현
일본 지역별 라멘들을 지도에 표현
우리나라 라멘과 노란 양은 냄비가 전시됨
우리나라 라멘과 노란 양은 냄비가 전시됨

비 오는 날, 갑작스레 실내 여행지를 찾다가 우연히 방문하게 된 곳 – 바로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이다. 일본 전역의 다양한 라멘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는 테마파크라기에 꽤 기대하며 들어섰지만, 그 기대는 의외의 방향으로 무너졌다.

물론 입장료 450엔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일본의 체험형 박물관이 대부분 그렇듯, 공간 이용료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입장 후 실제로 ‘볼거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사는 것’ 중심이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대형 라멘 기념품 샵은 그 상징처럼 느껴진다. 무엇을 감상하거나 배우기보다는, 이곳은 명확히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주차도 마찬가지다. 무료주차는 단 30분뿐. 전시물이 많고 체험 요소가 다양하다면 모를까, 지하로 내려가 실제 박물관 공간을 보는 데 걸리는 시간도 30분이 채 안 된다. 우리는 딱 3분 더 머물렀고, 결국 250엔을 추가로 냈다. 30분만에 나가라는 것인지... 아무리 볼 게 없어도 시간이 야박하다. 조금이라도 초과되어 주차비를 내게 만드는 얄팍한 경제논리가 숨어있는듯, 뭔가 기분이 나빠졌다. 돈이 아니라 기분문제!!

쇼와거리 재현
쇼와거리 재현

지하 공간에 들어서면 1958년 쇼와 시대의 거리를 재현한 라멘 타운이 펼쳐진다. 간판과 조명, 골목길, 낡은 목욕탕 외관까지 디테일은 확실히 잘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라멘 가게들은 줄이 길고 좌석 수는 극히 적어, 기다리다 지쳐 결국 라멘은 먹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 줄을 일부러 만들도록 설계한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라멘그릇들 전시되어있음
라멘그릇들 전시되어있음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요즘 체험형 박물관이 흔히 갖추고 있는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 – 수타면 만들기 체험의 가격이다. 90분 체험에 무려 5,000엔 전후. 고급 요리학원도 아니고, 박물관 내 부가 체험으로 치기엔 너무 높은 가격이다. 이런 부분에서 관람의 의미보다는 수익 중심 구조가 더 강하게 느껴졌다.

 

물론 흥미로운 점도 있었다. 벽면을 가득 메운 라멘 그릇 전시, 일본 각 지역의 라멘 소개, 심지어 한국 라면과 노란 양은 냄비까지 전시되어 있는 건 조금은 웃기고도 반가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전시물’이라고 하기엔 깊이나 맥락이 좀 부족했다. 노란 양은 냄비가 3,300엔에 판매하고 있어서 좀 놀랍기도 뿌듯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라면들 전시됨
우리나라 라면들 전시됨. 전시라기보다 판매됨

결론적으로,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은 이름처럼 ‘박물관’이라기보다는 테마형 라멘 푸드코트에 가깝다. 라멘을 사랑하고 쇼와 감성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잠깐 구경할 만은 하다. 하지만 전시의 깊이도 부족하고, 먹으려면 줄을 서야 하며, 체험은 너무 비싸다. 입장료 내고 들어가서도 결국 모든 것을 ‘구매’해야 한다는 점은 방문자의 기대를 꺾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지도 몰라 더 찾아보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 전시가 이해가 되기도 했다.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이 만들어진 취지는 단순한 관광 명소나 음식점 집합체를 넘어, **"라멘을 문화로서 보존하고 알리기 위한 공간"**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목적이 있습니다:

1. 일본 라멘 문화의 계보와 뿌리를 소개하기 위해

박물관은 1994년 개관 당시부터, 라멘이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닌 일본 대중문화의 상징적인 음식이라는 인식 아래 만들어졌습니다. 일본 전역의 지역 라멘들을 소개하고, 시대별 변화와 흐름을 전시함으로써 라멘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존하려는 것이 핵심 취지였습니다.

2. 전국 각지의 명물 라멘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도록

홋카이도부터 큐슈까지 지역별로 뚜렷한 개성을 지닌 라멘들을 소개하고, 이를 도쿄나 요코하마에 가지 않고도 한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먹는 박물관’이기도 합니다.
즉, 미식 투어의 축소판 역할을 하는 셈이죠.

3. 라멘의 ‘원형’과 ‘기원’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박물관에는 일본 최초의 라멘 전문점인 **‘라이라이켄(来々軒)’**의 복원점이 들어서 있고, 라멘의 전파 배경·진화 과정·사회적 의미까지도 전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음식은 곧 문화다”**라는 철학이 바탕이 된 연출입니다.

4. 쇼와 시대의 복고적 감성과 향수를 전달하기 위해

지하층의 ‘쇼와 거리’ 재현은 단순한 테마 설정이 아니라, 일본인들의 ‘잊지 못할 시대’인 쇼와 시대를 배경으로 라멘을 중심으로 한 정서적 공감과 과거 체험을 가능하게 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즉,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은

라멘의 역사적 가치 + 지역 미식 소개 + 복고적 감성 체험
을 하나의 복합 공간으로 통합한 최초의 시도이자, **"라멘을 문화로서 계승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타면 만들기 체험 – 무려 5,000엔? 대나무를 타고 체험하는 전통

내부에는 ‘체험형 프로그램’도 있다. 바로 수타면 만들기 체험. 예약필수이다. 그런데 가격이 깜짝 놀랄 수준이다. 90분 체험에 5,000엔 전후. 이건 거의 요리 수업 수준이다. 체험으로 접근하기엔 진입 장벽이 높고, 전시의 연장선으로 보기엔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구성 자체는 꽤 정통적이다. 이 체험에서는 일본식 수타면이 아니라, 중국 전통 제면 방식인 ‘아오다케우치(青竹打ち)’ 방식을 따른다. ‘아오다케’는 일본어로 ‘푸른 대나무’를 뜻하는데, 실제로 굵은 대나무 막대 위에 올라타 반죽을 밀고 눌러 면을 만드는 전통 기법이다.

참가자는 대나무 위에 앉아 반죽을 눌렀다 폈다를 반복하며, 면의 탄력과 식감을 만드는 과정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게 된다. 단순히 반죽만 하는 게 아니라, 전통 방식의 물리적 압력까지도 그대로 재현되어 있어, 라멘이라는 음식이 얼마나 손이 많이 가고 정성이 들어가는지 새삼 느끼게 한다.

아이들에게도 흥미로운 경험이 되지만, 어른들에게는 ‘한 그릇의 면 뒤에 숨겨진 장인정신’을 엿보는 귀한 시간이 될 수 있다. 단지 먹는 것을 넘어 만드는 과정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꽤 의미 있는 콘텐츠다.

라멘의 원조 라이라이켄의 스토리
라멘의 원조 라이라이켄의 스토리

라멘의 시작, 일본 최초의 라멘 가게 ‘라이라이켄(来々軒)’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 중 하나는 ‘라이라이켄(来々軒)’이었다. 그냥 오래된 라멘집을 재현해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곳은 일본 라멘의 출발점이자 최초의 라멘 전문점이었다.

‘라이라이켄’은 1910년 도쿄 아사쿠사에 문을 연 중화요리점으로, 창업자는 오야마다 간이치(尾山田幹一). 당시 일본은 근대화를 거치며 서민 외식문화가 막 태동하던 시기로, 라이라이켄은 저렴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중화소바(지금의 쇼유 라멘)를 대중화시킨 대표적인 가게였다.

특히 당시에는 하루 2,500~3,000명이 방문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이 라이라이켄의 성공을 기점으로 일본 각지에 라멘 가게가 생겨나며 본격적인 ‘라멘 붐’이 시작되었다.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에서는 1914년 당시의 라이라이켄 가게 외관과 내부를 그대로 복원해놓았으며, 메뉴와 그릇까지 고증을 바탕으로 재현되어 있어 당시의 분위기와 맛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단순히 과거를 복원한 것이 아니라, 일본 라멘 문화의 뿌리를 전시하고 기억하게 만드는 상징적인 존재로서 라이라이켄은 이 박물관 안에서도 가장 ‘박물관다운’ 공간이라 느껴졌다. 전통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라멘이라는 음식이 지금까지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였다.

나만의 컵라면 만들기? SUGOMEN LAB 체험 부스

관람 도중 예상치 못한 흥미로운 코너를 발견했다. 바로 ‘SUGOMEN LAB’이라는 컵라면 체험 부스였다. 처음엔 단순한 기념품 전시인가 싶었지만, 자세히 보니 이곳은 직접 컵라면 라벨을 선택하고 나만의 컵라면을 완성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었다.

내가 만들어본 컵라면
내가 만들어본 컵라면

진열장에는 박물관 내부와 라멘 가게를 테마로 한 컵라면 뚜껑 디자인이 빼곡히 전시돼 있었고, 일부는 방문객이 자신의 사진을 넣어 꾸민 컵라면도 있었다. 컵라면 하나하나가 작은 추억이자 기념품이 되는 방식이었다.

참가자는 준비된 용기에 원하는 스프와 토핑을 선택하고, 뚜껑 디자인도 개성 있게 고를 수 있다. ‘SUGO RED’, ‘SUGO GREEN’ 같은 캐릭터 디자인부터 박물관 로고, 특정 가게 사진을 활용한 디자인까지 다양하다.

또한 영문 안내판(How to Order)이 친절하게 배치되어 있어, 외국인 방문자도 쉽게 체험에 참여할 수 있었다. 단순히 컵라면을 먹는 것이 아니라, 라멘 문화를 나만의 방식으로 기념하는 놀이형 체험이라 인상 깊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곧 연재 예정)

이 글을 흥미롭게 보셨다면, 아래의 관련 콘텐츠도 곧 연재될 예정입니다. 라멘을 더 깊이 즐기고, 요코하마 주변을 알차게 여행하고 싶다면 꼭 다시 방문해주세요!

  • [일본 전국 라멘 지역별 맛 비교]
    도쿄 쇼유, 삿포로 미소, 하카타 돈코츠, 교토 라멘까지. 각 지역별 라멘의 특징과 대표 가게를 비교하며 소개할 예정입니다.
  • [일본 컵라면의 역사와 인기 브랜드 TOP]
    닛신 컵누들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컵라면, 지역 한정판까지. 알고 먹으면 더 재미있는 일본 컵라면 세계를 파헤칩니다.
  • [신요코하마 주변 가볼 만한 명소 BEST 3]
    1) 요코하마 코스모월드 – 도심 속 관람차와 놀이공원
    2) 미나토미라이 만요 클럽 – 실제 온천수를 사용하는 도심형 온천
    3) 기린 맥주 요코하마 공장 – 시음까지 가능한 맥주 견학 프로그램
    라멘박물관 방문 후 반나절 일정으로 딱 좋은 명소들, 곧 상세히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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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살이하다가 지금은 오사카살이 합니다. 일본을 테마로 여러 여행과 역사 문화 정보 일상이야기 나눌게요. 더불어 함께 행복해요~소중한 구독, 공감과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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